나들이/walk......& walk

김유정의 흔적을 따라..........춘천으로...

blue63 2011. 4. 29. 00:06

2011. 4. 28

 

 

작가 김유정을 만나러 춘천으로 가기로 ......

가기 전 김유정의 작품을 좀 읽고 가야지 싶어서.......

아그들이 읽던 논술 시리즈 중 김유정 편을 찾아보니

작품이 4편 실려있더란.....

읽어야지...읽어야지 하다가

결국 책도 못펼치고 가기 전날 밤 12시가 훌쩍 넘어섰네그려.....ㅜ.ㅜ

물론 학창 시절 안읽었던 것은 아니나

넘 오래되어 단편적인 기억 밖엔 없는.....

아니, 거의 기억에 없다라고 하는 편이 더 나을지도.....

결국..

1시까지 "봄 봄" 한 편만을 겨우 읽고선......

나 자신을 마구 마구 반성하며

작가 김유정을 만나러....................고..

 

 

상봉역에서 한시간 좀 넘게 전철을 타고 김유정 역으로.......

우리나라에서 인명을 역이름으로 사용한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네.......

역사 앞은 아직......공사 중....ㅋ

 

 

 

 

김유정 문학촌에선

이런 저런 행사를 활기차게 하고 있는 듯......

 

 

 

 

 

김유정 문학촌 안에 있는 김유정 기념 전시관.......

 

 

 

ㅎㅎ 내가 읽고 갔던 "봄 봄"  이당.......

해설사님의 맛깔스런 해설을 듣고나니

잘 몰랐던 작가 김유정에 대한 이해가 훨 잘 되더란.....^^

천재작가 김유정과...천재작가 이상과의 인연도 인상깊었고.....

 

 

 

29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한 천재 작가 김유정 상.......

 

 

 

 

 

김유정 생가.....

 

 

 

 

 

 

김유정 생가로 들어가

툇마루에 앉아서 해설을 듣고 있는데.....

고개를 들어 보니.....

'ㅁ' 자 형 구조의 지붕안으로 들어오는 하늘과 나무들이 넘 이뻐서 몇 컷.....

'ㅁ' 자의 초가 지붕 사이로 들어오는 하늘의 모습을 담고 싶었는데....

카메라 안에 한번에 안잡혀서 너무나 아쉽.......ㅜ.ㅜ

 

 

 

너무 낮은 미니 굴뚝이 집 안에......ㅋ

이렇게 굴뚝을 낮게 만든 이유는 무쟈게 많더란......

 

연기가 피어오르면서 초가 지붕 속의 벌레들을 박멸.....

어려운 시절...동네의 다른 집들은 굶는데 밥해먹는 연기 보이는 것이 넘 미안스러워 배려의 마음으로....

산적 등 도적이 많이 들끓던 시절....밥해먹는 있는 티 안내려고 방어의 차원에서..... 등등.....^^*

 

 

 

 

 

김유정 문학촌 바로 앞에

실레마을이라고 넓게 자리잡고 있는 곳이었는데

아마도 이런 저런 행사를 하기 위한 장소 아닌가싶더라는......

 

 

 

 

 

금병산에 둘러싸인 모습이 마치 옴폭한 떡시루 같다 하여 실레(증리)라는 이름이 붙여졌단다.....

작가 김유정의 고향이며 마을 전체가 작품의 무대로서

지금도 점순이 등 소설 12편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고.....

 

 

 

금병산.......

 

 

 

실레 이야기길을 걷다보면

이와 같은 재미난 이야기 열여섯 마당과 만날 수 있는데

열심히 걸으며 찍긴 찍었는데....

몇개가 빠진 듯......흑~

빠진 그 아이들은 대체 어디에 숨어있었던 건지......ㅠㅠ

 

 

 

 

일부러 나무를 아치형으로 구부려놓은 듯......ㅎ

길이

참으로

예뻤다...... ^^*

 

 

 

이쪽도 실레 이야기길.....

저쪽도 실레 이야기길.....

ㅎㅎ

 

 

 

 

 

김유정의 동백꽃동백꽃이 아니다???

 

강원도 사람들은 생강나무 꽃을 동백꽃 혹은 산동백이라 불러왔단다....

나도 이번에 처음 알게된 사실.....ㅎ

 

 '정선 아리랑'의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너주게

싸릿골 올동박이 다 떨어진다" 의

올동박이 바로 생강나무  노란 꽃이나 까만 열매를 의미한다고.....

 

'소양강 처녀'의

"동백꽃 피고 지는 계절이 오면

돌아와 주신다고 맹세하고 떠나셨죠" 에

나오는 동백꽃도 생강나무 꽃이라고.......

 

김유정은 소설에서

붉은 동백꽃과 구별이라도 하려는 듯이 '노란 동백꽃' 이라 표현하고 있다고.....

 

 

 

 

 

 

 

 산들은.......초록의 향연이 시작된 듯...... ^^*

 

 

 

 

 

 

 

봄과 가을이 공존하는..............ㅎ

 

 

 

 

 

 

이 이야기 마당이 모두 16개라 했는데....

난 왜 10개 밖에 못찾았는지.....ㅜ.ㅜ

 

한 시간 반 정도 걸린

실레 이야기길.....

길이 너무나  예뻤던.....

김유정의 작품을 모두 읽고 걸었더라면

더더욱 좋았을...... ㅋ

 

 

 

 

 

김유정의 소설로 계절을 읽는다........

 

 

봄........

그전날 왜 내가 사실 새고개 맞은 봉우리 화전밭을 혼자 갈고 있지 않았느냐.

밭 가생이로 돌 적마다 야릇한 꽃내가 물컥물컥 코를찌르고

머리 위에서 벌들은 가끔 붕, 붕 소리를 친다.

바위 틈에서 샘물 소리밖에 안들리는 산골짜기니까

맑은 하늘의 봄볕은 이불 속같이 따스하고 꼭 꿈꾸는 것 같다.

"봄.봄"에서........

 

 

 

 

여름..........

음산한 검은 구름이 하늘에 뭉게 뭉게 모여드는 것이

금시라도 비 한 줄기 할 듯하면서도

여전히 짓궂은 햇발은 겹겹 산 속에 묻힌 외진 마을을 통째로 자실 듯이 달구고 있었다.

(중략)

밖에서는 모진 빗방울이 배춧잎에 부닥치는 소리,

바람에 나무 떠는 소리가 요란하다.

가끔 양철통을 내려 굴리는 듯 거푸진 천둥소리가 방고래를 울리며 날은 점점 침침하였다.

"소낙비"에서................

 

 

 

가을............

산골에, 가을은 무르익었다.

아람드리 노송은 삑삑이 늘어박혔다.

무거운 송낙을 머리에 쓰고 건들건들,

새새이 끼인 도토리, 벚, 돌배, 갈잎들은 울긋불긋.

잔디를 적시며 맑은 샘이 쫄쫄거린다.

산토끼 두 놈은 한가로이 마주앉아 그 물을 할짝거리고.

이따금 정신이 나는 듯 가랑잎은 부수수 하고 떨린다.

산산한 산들바람.

귀여운 들국화는 그품에 새뜩새뜩 넘논다.

"만무방"에서...............

 

 

 

 

겨울...............

방은 우풍이 몹시도 세었다.

주인이 그악스러워 구들에 불도 변변히 안 지핀 모양이다.

까칠한 공석 자리에 등을 붙이고 사시나무 떨리듯 덜덜 대구 떨었다.

한구석에 쓸어박혔던 아이가 별안간 잠이 깨었다.

칭얼거리며 사이를 파고들려는 걸 어미가 야단을 치니

도로 제자리에 가서 찍소리 없이 누웠다.

"솥"에서.............